2014. 7. 21. 15:57ㆍ꽃피는 마을
<자료 : 송기훈님의 글>
애기범부채와 그 품종들_지피식물
송 기 훈 Song, Ki Hun · misanplant@intizen.com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사무국장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나며, 이렇듯 사람도 견디기 힘든데 제대로 피어줄 여름 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고 가는 곳마다 눈 여겨 보게 된다. 찌는듯한 여름에도 배롱나무, 부용, 무궁화, 연, 수련, 능소화 등 여러 가지 꽃들이 피고 지는데 그 중에 의외로 꽃이 피는 기간이 꽤 긴것도 많은 편이다. 그 중에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 가치를 새삼 다시 느낀 애기범부채 속(Crocosmia spp.)이 이번 호의 주인공이다. 애기범부채라는 이름이 붙은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통용되기에 그대로 사용하였다. 같은 붓꽃과 식물이기는 해도 범부채(Belamcanda chinensis)와는 차이가 많은데, 아마도 언뜻 보기에 엇비슷하며 꽃이 다소 작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생각된다.
남아프리카 원산의 구근성 숙근초로 속명인 크로커스미아(Crocosmia)는 그리스어인 krokus(crocus, 사프란)와 osme(smell)의 합성어로 마른 꽃을 물에 담그면 사프란 냄새가 난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붓꽃과의 Crocosmia 속에는 8개의 종(Crocosmia mathewsiana, C. pearsei, C.aurea, C. paniculata, C. pottsii, C. masoniorum, C. fucata, C. ambongensis) 이 있으며 남아프리카에 자생한다. 원예적가치가 뚜렷한 본 속은 1879년 프랑스에서 종 간 교 잡 종 인 Crocosmia× crocosmiiflora(애기범부채)가 육성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 후 다양한 화색과 화형뿐만 아니라 내한성이 강한 종류 등이 여러 사람을 거쳐 육성되었고 현재 약 2백여 품종이 등록되어 있다.
크로커스 구근과 비슷한 모양의 구근들이 모여서 자라 하나의 큰 포기를 이루며, 글라디올러스를 연상시키는 곧추 자라는 잎 줄기는 보통 60~90cm정도에 포기는 약 30~60cm 폭에 달한다.
거의 여름내 피는 Crocosmia속은 주로 붉은 색이며 작은 나팔모양의 꽃은 잎자루 위로 자라나와 휘어 뻗은 가지를 친이삭모양의 화서에 아래에서 차례로 올라가며 모여 피고, 진 꽃은 깨끗하게 떨어진다.
Crocosmia crocosmiifloia 품종 세밀화
애기범부채는 제주도에서 재배되던 것이 일부 지역에서 야생상으로 퍼져가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품종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종간교잡종인 Crocosmia×crocosmiiflora로 생각되며, 종자 에 의해 자생적으로 퍼지기 보다는 토양과 함께 구근 상태로 퍼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주로 남부지방에 드물게 이용되는 것으로 보여지나 병충해가 거의 없이 재배가 용이하며 꽃이 비교적 적은 한여름 내내 피어나는 장점에 내한성도 제법 강하며 최근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품종이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 그 이용 범위가 매우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품종과 이용
원종도 아름답지만, 지난 100여 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탐구해온 육종가들의 노력 덕택에 획기적으로 개량된 다수의 품종들이 이용 가능하게 되었다. 더욱 다양한 화색과 보다 커진 꽃의 크기는 전시효과를 한껏 올려준다.
애기범부채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불타는 듯한 꽃빛이라 할 수 있다. 심홍색,진홍색, 오렌지, 황금색 그리고 노랑색에 녹빛으로 번지는 듯하거나 두 가지 색이 어우러져, 타오르는 듯한 색깔을 갖는 식물조합에 완벽한 색의 조화를 갖는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선 불붙는 듯한 꽃과 진녹색 잎이 두드러질 수 있는 적당한 배경이 필요하다. 자주색잎 이 진 한 자 연 나 무 (Cotinus coggygria ‘Royal Purple’)나 적단풍(Acer palmatum, purple leaved) 또는 적공작단풍(Acer palmatum ‘Dissectum Nigrum’) 등이 이러한 용도에 매우 적당하다. 여기에 어울리는 애기범부채 품종으로는 선홍색 꽃과 청록색 잎의 C. ‘Lucifer’나 오렌지와 노랑 색 이 복 색 으 로 근 사 한 C.×crocosmiiflora ‘Jackanapes’그리고 토마토 빛의 큰 꽃이 피는 C.× crocosmiiflora‘ Mrs. Geoffrey Howard’등 다양한 품종들이 이용될 수 있다.
1. 원종 Crocosmia aurea 2. 원종 Crocosmia paniculata 3. C.×crocosmiiflora‘ Vic’s Yellow’
4. C.×crocosmiiflora‘ The Prince’ 5. C.×crocosmiiflora‘ Meteore’ 6. C.×crocosmiiflora‘ George Davison’ 사진 1~6 출처 (http://www.theafricangarden.com/)
또한 다양한 색감과 잎의 형태를 갖는 종류들과 적절히 혼식하면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는데 예를 들면, 비교적 잎이 부드러운 애기범부채 품종 C.×crocosmiifora ‘Eily McKenzie’를 축축한 반음지에 황금색의 넓은 잎이 보기 좋은 비비추 품종인 Hosta ‘Zounds’나 흰 무늬의 잎이 부드럽게 위로 뻗어 자라는 흰갈풀(Phalaris arundinacea var. picta)과 함께 심어 탄듯한 오렌지색 꽃이 피어나면 그 아 름 다 움 이 더 욱 증 폭 된 다 . C.×crocosmiiflora ‘Solfatare’와 같은 품종은 다소 뿌연 녹색의 잎에 부드러운 살구색 꽃이 스스로 잘 어울리며, 한련화나 기린초 등 일년초나 숙근초 화단에 혼식하면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대부분의 애기범부채 품종들이 짙은 붉은 색이지만 어느 정도 부드러운 색상을 갖는 것도 있어서 부드러운 색조의 식물들과 혼합하여 편안한 경관을 연출한다. C.×crocosmiiflora ‘Citronella’와 같은 품종의 부드러운 연노랑색은 은청색 빛이나 연록색 잎을 갖는 식물들과 잘 어울리고, C.‘ Honey Angels’와 같은 품종은 흰색이나 파란색 계열의 초롱꽃과 함께 심으면 보기 좋다.
7. C.×crocosmiiflora‘ Fleuve-Jaune’ 8. C.×crocosmiiflora‘ Elegans’ 9. C.×crocosmiiflora‘ African Gold’ 10. C. pottsi‘i Culzean Pink’ 11. C.‘Walberton Red’ 12. C‘. Irish Flame’ 13. C.‘Hill House’
14. C.‘Fuego’ 15. C.‘Bressingham Beacon’
사진 7~15 출처
(http://www.theafricangarden.com/)
C. masoniorum ‘Rowallane Orange’와 같은 품종은 더운 여름을 눈부신 빛깔과 우아한 모습으로 장식해주며, 품종에 따라 아름답게 주름이 잡히고 선형으로 길게 뻗는 진록색 잎은 넓은 잎을 갖는 식물들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 자체로 보기좋은 하나의 큰 포기를 형성한다.
또한 교목이 군락으로 심어진 아래나 잔디밭 안에 큰 무리를 지어 심거나 다른 지피식물과의 혼식 또는 배후 식재용으로도 매우 적당하다. 또한 커다란 용기 내에 심어 수영장 등 시설 주변부를 장식하면 그 효과가 매우 크며 꽃꽂이용 소재로도 그 이용성이 높다.
16. C. masoniorum 17. C.×crocosmiiflora‘ Emily McKenzie’ 18. C.×crocosmiiflora‘ Red King’
19. C.×crocosmiiflora‘ Gerbe d’Or’ 20. C.×crocosmiiflora‘ Golden Sheaf’ 21. C.‘Mount Usher’
22. C.×crocosmiiflora‘ Star of the East’ 23. C‘. Hereward’ 24. C‘. Lucifer’
사진 16~24 출처 (www.plusgarden.com, 김종근)
생육환경
애기범부채는 양지에서 잘 자라지만 반음지에서도 견딜 수 있다. 토양은 크게 가리지 않는 편으로 배수가 양호하되 습기가 많은 것이 좋으나 건조에도 비교적 강하다. 대부분의 품종들이 어느 정도 내한성이 있 으 나 특 히 Crocosmia ‘ Lucifer’ 라는 품종은 추위에 견디는 힘이 더욱 강하여 서울 경기 이남 전 지역에서 충분히 자랄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품종들도 적당한 식재 위치의 선정과 멀칭 여부 및 토양조건에 따라 광범위한 이용이 가능하다.
식재관리
봄에 크로커스와 비슷한 구근을 약 15~20cm 정도 간격을 유지하며 5~8cm 정도의 깊이로 심는다. 심을 자리는 배수가 양호하되 보수력이 좋아야 하므로 잘 부숙한 퇴비나 부엽토를 넉넉히 넣어준다.
식재 후 충분히 물을 주고, 멀칭은 지나치지는 않되 표토를 가릴 정도로 실시하며 보통 우드칩이 좋으나 낙엽 또는 왕겨 등을 써도 좋다. 건조기에 물을 주되 분무기로 식물 전체에 뿌려주면 응애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잘 자란 포기는 무척 인상적이며, 매우 강인하고 재배가 쉬워서 이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반그늘의 메마르지 않은 토양조건은 잎을 싱싱하게 유지시켜주며, 보기에 무척 흉한 응애에 의한 피해를 줄여준다. 유기질이 풍부한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비료효과가 빠르다.
병충해
애기범부채는 일반적으로 병충해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으나 가끔 응애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고온 건조할 때 심하다. 증상을 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마르게 되는데 종이 위에 털어보면 여기저기 떨어진 작은점과 같은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피해가 심하지 않으면 물을 자주 뿌려 주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의 억제력이나 대개의 경우 살비제(응애약)를 써야 한다.
25. C.‘ Honey Angels’ 26. C.‘ Blaze’ 27. C.‘ Starfire’ 28. C.‘ Spitfire’ 29. C.‘ Rowallane Yellow’
30. C. x crocosmiiflora‘ Canary Bird’ 사진 25~30 출처(www.plusgarden.com, 김종근)
번식
가을은 애기범부채를 분주하여 번식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약 3~5년마다 분주해주어 과밀하게 자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겨울저장을 위해 캐는 경우 모구(母球)의 기부에 발달한 자구(子球)를 관찰하게 되는데, 떼어내어 함께 저장했다 심는다. 이렇게 번식된 자구는 식재 후 2~3년경 개화구가된다.
견딜 수 없이 추운 곳에서도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잎이 마른 후 캐어 마른 줄기를 잘라내고 구근을 골라내어 2~3일간 잘 말린 다음 건조한 곳에 얼지 않게 보관했다 이듬해 봄에 다시 내어 심어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보관할 때 유황을 적당히 뿌려주면 보관 중에 썩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종간교배 품종의 경우엔 거의 종자가 맺지 않으며 종자가 맺는다 하더라도 모주와 동일한 형질을 기대할 순 없다. 원종이라면 채종하여 종자를 파종하여 번식할 수도 있다. 발아는 잘 되는 편이나 채종 후 곧바로 뿌리는 것이 좋으며 그 외에는 일반적인 방법을 따르면 된다.
misanplant@intizen.com ♤
31. 화단에심어진Crocosmia‘ Lucifer’ (http://www.christineskelmersdale.com/)
32. 화단에 심어진 애기범부채 품종 Crocosmia‘Rowallane Yellow’(www.plusgarden.com, 김종근)
33. Crocosmia × crocosmiifloia(송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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