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수육

2005. 12. 31. 14:27♡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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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1

   불안한 마음에 광주에서 포항까지 다섯 시간동안 휴게소도 들리지 않고 밟았더니

   대사과정이 젤 급했다.

   느긋하게 거시기 한 다음에 出出한 배를 채울 미각으로 궁중수육이 선택되었다.

   궁중에서도 먹기 힘들었을 것 같은 차림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흐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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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2

   부추에 감아 한 점 한 점...

   뭐 꿀맛이라는 표현이 있지만 적당하지는 않은 것 같고, 기냥 쥑인다, 허벌나게 맛있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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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3

   매운 맛 강한 콩이퍼리가 나왔다 보기보다 맷수가 많아 거의 충분할 터이지만

   추가 주문을 예약해 놓았다.

   떫떠름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아지매가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이내 표정을 바꾸었다.

   "지가라이~ 조거 쪼까 거시기헐라고 목포서부텀 여그까징 거시기했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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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4

   무심코 만들어 내놓는 별볼일 없는 찬거리일망정 하나하나 시선을 끌지 않는 것이 없다.

   젓가락이 움직이기 전에 눈알이 먼저 굴러다닌다.

   화성인들이 지구에 처음 착륙했을 때도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 ㅎㅎ

   아니면 쥴 베르느의 『해저 2만리』에서 네모 선장의 식탁에 초대된 느낌이랄까? 심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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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5

   회나 육류는 무조건 싸서 먹기보다 처음엔 그냥 고기만 먹어보고, 다음엔 간장에 찍어 먹고,

   이윽고 초고추장에 싸먹어보고, 질려서 못 먹을 때도 된장에 싸서 먹으면 잘 먹을 수 있다.

   날 새워 먹어야 할 일이 있다면 콩이퍼리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그러다 비만이 지나쳐서 가로와 세로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건 책임질 수 없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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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6

   250만 대구시민과 함께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축하하느라고 한 잔 더~!!!

   지금은 혼자 마시느라 매상이 잘 안 오르고 있지만

   胃大한 남자와 포항의 밤이 만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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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수육 07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었다. 서해안에서 어느 날 뜬금없이 동해로 갔는데...

   1차를 거의 마감 짓고 카운터로 가던 중 33년 전에 헤어진 친구들을 세트로 만났다.

   얼굴마저 가물가물한 친구들이 정체 미상의 여인들과 자리를 하고 있다가 태클을 걸었다.

   "오메, 요거이 뭐시당가? 느그덜 잘 만나부렀다."

   ...... 그라고,

   두어 시간 눈을 부치다가 새벽 여섯시 반에 일어나니 가들은 아직도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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