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의 아침

2006. 1. 1. 00:28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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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1

   이른 아침 포항 시내를 탈출했다.
   간밤의 熱GO 때문에 핸들이 흔들렸지만 형산큰다리를 건너 남으로 남으로 달렸다.
   차창밖으로 언뜻언뜻 스치는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보며 병포쪽으로 그냥 쭈욱 뻗었다.
   과메기(관목어)로 유명한 구룡포의 바다와 만나니 이미 아침 해를 순산한 뒤였다.
   잔잔한 물빛이 평화로운 구룡포는 새벽잠을 뜸들이느라 아직 고요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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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2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이 아침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동해의 오징어들이 심해의 푸른 물살에서 헤엄치는 것을 멈추고
   이 배 위에 뛰어 올라 장차는 쫄깃쫄깃한 피데기로 거듭나 팔도 순례를 시작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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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3

   바람이 불면 파도 치는 성난 바다가 되어 그 위세를 떨치고 TV에도 나오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렇게 온순하고 잠잠해지는 때도 있나보다.
   이 시간엔 물때가 맞지 않았는지 코를 맞대고 사이좋게 정박해 있는 어선들 뒤로
   늘어진 육신을 바다쪽으로 길게 늘이고 있는 구룡포의 모습이 씩씩하게만 느껴졌다.
   한적하고 평화롭던 옛날의 어촌 마을 풍경을 기대했던 것 무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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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4

   바다는 우리 먹거리의 寶庫이다.
   태양은 한 없이 먹거리를 만들어 내고, 우린 때에 따라 꺼내 먹기만 하면 된다.
   먼 바다까지 다녀올 우리의 자랑스러운 어선들이 질서 있게 도열해 있는 모습이
   무척 든든하기까지 했다. [구룡포 이상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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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5

   고기 비린내 진동하고, 누구라도 왔다갔다 하며 분주하게 움직여야할 선창가엔
   갈매기마저 날아오지 않아 아침 햇살을 무색하게 하고 있었다.
   케니G의 Strangers on The Shore(해변의 길손)를 떠올리며
   고향 바닷가처럼 펼쳐진 부드러운 산능선을 쓰다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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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6

   빈 속(?)에 얼마나 해변을 걸었을까?
   멀리 울리는 뱃고동 소리에 갑자기 허기짐을 느꼈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도 주리지 않으려고 높이 떠 선회하는데
   나도 좀 돌아봐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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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7

   횟집이고 식당이고 억수로 많다 아이가...
   하지만,
   어느 곳도 아침을 해 주겠다는 곳은 없었다.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 ...타불... (뱃 속에서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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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8

   선창을 조금 벗어나 해수욕장쪽으로 가다가 발길을 멈추었다.
   뭔가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리라.
   햇빛을 잔뜩 머금은 푸른 바다가 있었고, 작은 물살에 간지럼타는 갯바위가 있었고,
   뽀시락 장난이 우스워 죽겠다는 듯 비비꼬는 억새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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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09

   눈을 드니 철 지난 해수욕장이 가슴 앞에 다가 선다.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서해안의 해수욕장들은 물이 이렇게 푸르지 않다. 한 폭의 그림!
   눈 앞의 경치에 호흡 곤란을 느끼며 언제까지고 그렇게 서 있고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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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10

   저 멀리 갯바위 끝까지 걸어 나간 사람은 누구일까?
   거기서 무엇을 낚아 올리고 있을까?
   가까이 보려고 했지만 카메라가 ZOOM이 약한 꼬물이다.
   제대로 끌어 당기지 못하고 오히려 내 마음만 그 바다쪽으로 내민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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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포 11

   바다가 술이라면...
   고래는 품종이 단일화 될 것이다.
   아무도 믿지 않을 터이지만 구룡포에 처음 가서 갯바람으로 가슴만 채우고 돌아왔다.
   난 빈 배로 그 항구를 떠나왔다. 쪼르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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