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가는 길 1/2

2006. 1. 2. 16:42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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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1

 

 "얼마나 있었소?"
 사내가 물었다.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보니 그리 흉악한 몰골도 아니었고, 우선 그 시원시원한 태도가 은근히 밉질 않다고 영달이는 생각했다. 그가 자기보다는 댓 살쯤 더 나이 들어 보였다. 그리고 이 바람 부는 겨울 들판에 척 걸터앉아서도 만사 태평인 꼴이었다. 영달이는 처음보다는 경계하지 않고 대답했다.
 "넉 달 있었소. 그런데 노형은 어디루 가쇼?"
 "삼포에 갈까 하오."
 사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조용히 말했다. 영달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방향 잘못 잡았수. 거긴 벽지나 다름없잖소. 이런 겨울철에."
 "내 고향이오."
 사내가 목장갑 낀 손으로 코 밑을 쓱 훔쳐냈다. 그는 벌써 들판 저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달이와는 전혀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그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고, 영달이는 또 다른 곳으로 달아나는 길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황석영 - [삼포(森浦) 가는 길]중에서

 

   무작정 길을 나섰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 잠깐 스쳐지나갔던 벌교가 떠올랐다.

   마량항도 뒤이어 생각이 났지만 머리를 텅 비우고 그냥 출발했다.

   출전문의 느낌으로 천덕 2터널이 마중을 나왔다. 그 옆에 개선문이 나란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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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2

   그리고 계속해서 천덕 1터널

   차순이 ascend 일까, descend 일까? 반대쪽에서 보면 입장이 다르겠지.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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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3

   구암터널, 새로 생긴 길이라 그런지 참 터널이 많기도 하다.

   고속도로로 가도 101.4킬로미터 되는 거리를 73.6킬로미터로 가는 고마운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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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4

   사평터널, 사평에 유명한 기정떡도 못 사먹고 터널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통행료 없지, 통행료 내려고 줄 안 서지, 길 안 막히지...

   새해 첫 날에 드라이브 하기는 이런 곳만한 데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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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5

   새 도로에서 내리자 이제 낯익은 풍경들이 창밖에 스친다.

   히유~~~ 지금부턴 서행 운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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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

   백민미술관, 조상현판소리연구소, 대원사 가는 입구를 모르는 체 외면하고 지나쳤다.

   주암호의 맑은 물로 유혹을 하려는지 문덕교가 조심스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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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7

   삼거리 길에 이르러 눈 감고 좌회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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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 가는 길 08

   이쯤 해서 습관적으로 차를 멈추어야 하는데 2006년 1월 1일은 목적지까지 그냥 간다.

   멈출듯 말듯 연신 바퀴를 굴리면서 윈도우쇼핑으로 처리했다.

   민족의 독립과 지폐와는 어떤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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