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8. 22. 00:36ㆍ나들이
뱀사계곡 09 인간은 본시 큰 물을 보면 모성의 포근함에 동조하게 마련이다. 세상 살다 마음이 울적할 땐 엄마를 찾거나 아니면 강이나 바다를 찾아볼 일이다. 모든 생명체의 시초라고 정의된 '코아세르베이트'는 바닷가의 진흙뻘에서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니 바다가 그 모태가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을 찾는 것의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 보며 언제까지나 그냥 거기에 앉아 있었다. |
뱀사계곡 10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되는 계곡의 상류, 뱀사골대피소인 막차 위까지 계곡휴식년제가 실행 중이다. 그렇다고 산행이 금지된 건 아니다. 계곡 옆 등산로 통행은 가능하지만 계곡으로는 내려설 수 없다는 것 |
뱀사계곡 11 위에서 아무도 손대지 않은 물이라서 그런지 더욱 맑아 손대기도 아깝다. |
뱀사계곡 12 보고 있노라니 눈까지 시원해지더니 이윽고 마음까지 청량해지는듯... |
뱀사계곡 13 누군들 여기 앉아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속세의 일일랑 까마득하게 잊게 되지 않겠으며, 어지러운 물무늬 속으로 빠져 들어가 아득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게 되지 않겠는가? |
뱀사계곡 14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더니, 물놀이에 혼을 뺏겨 시각을 모두 탕진하고 올랐던 길 되짚어 허위허위 내려오다보니 날 올려보냈던 반선 마을엔 벌써 밤을 밝힐 불빛이 하나 둘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
뱀사계곡 15 아래쪽 계곡은 밤낮이 없나보다. 어느쪽을 둘러보아도 짐 꾸리는 이 찾아볼 길 없는데 주마간산으로 눈요기만 하고 가는 나그네의 덧없는 일정이 야속하기만 하다. |
뱀사계곡 16 그냥 갈 수 없잖아 - 아쉬운 마음에 사람들 많은 곳으로 가서 옷깃 좀 스치다가 돌아서는데 또 다시 나타난 다리 이름은 와운교. 두 개의 와운교 사이에서 여태 놀았단 말인가? - 눞고 싶은 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