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거품

2005. 10. 2. 19:28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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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거품과 옴천면장

'옴천면장 맥주 따르듯…’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호랑이가 거시기하던 시절, 면장이 군청에서 온 손님을 접대하려고
단 하나밖에 없는 면 소재지의 가게를 갔으나 맥주가 고작 한 병밖에 없자
일부러 거품을 최대로 많이 내어 1병으로 8잔을 따른 일화에서 나온 말.

 

   전남 강진군 가장 북쪽 오지에 있는 옴천면은 그만큼 어렵사리 살아가는 농촌의 상징이었다.
당시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유배지'로 통해 발령이 나면 사표를 내고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전라도에서 다방과 이발소, 문방구가 없는 면으로는 옴천면이 유일하였을 것이다.
촬영 당시에 작은 다방이 하나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영업이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던 옴천면이 지금 ‘기회의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자연친화적 방법으로 생산되는 옴천토하는 매년 1L들이 용기 400여개를 출하하고 있으나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인기다.
   막걸리와 한약재 사료만 먹여 키우는 최고급 육질의 '맥우(麥牛)'도 '친환경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30농가가 91년 '강진 맥우'로 상표 등록을 마쳤고 매년 1500여마리를 서울 S유통에 독점 납품해 5억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옴천면은 2005년부터 전체 논 398㏊에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고장'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다.

   옴천면은 전체 면적(2969㏊)의 73.6%(2188㏊)가 임야다. 산골짜기가 많다보니 논과 밭은 526㏊에 불과하다. ‘옴내’로 불리는 옴천(唵川)이라는 지명은 들녘을 적시며 흐르는 맑은 시내를 가리킨다. 국내에 이 ‘옴(唵)’자가 들어간 지명은 옴천이 유일하다. 원래 이 ‘옴’은 범어 ‘AUM’의 음역자로 히브리어의 ‘아멘’과 같은 뜻의 불교의 신성어.
   면 곳곳에 사찰의 흔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지명이 불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25전쟁 때 빨치산의 은거지인 장흥군 유치면과 가까워 많은 피해를 보았고 마을 전체가 완전 소실된 곳도 있다.

   야생녹차, 표고버섯, 불미나리 등 환경농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러한 특산물 생산단지를 남도답사 코스인 다산초당과 영랑생가, 청자도요지 등과 연계해 체험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란다.

   맥주 거품의 전설과 옴천면장을 생각하며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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