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3/4

2005. 10. 20. 10:56나들이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19

   도솔암에서 도솔천내원궁으로 이르는 계단의 입구

   도솔암까지만 왔다가 여기 못 올라가게 되면 무척 서운하지 않을까?

   현판을 읽고 있는 사이, 사각의 게이트가 블랙홀처럼 나의 중량을 빨아들였다.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0

   세다가 잊어버린 계단의 수를 떨쳐버리고 고개를 드니 아, 여기가 어딘가?

   나뭇가지에 걸려 흩어지는 고요한 바람소리를 꿰뚫는 낭랑한 독경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낮추어 빼꼼이 쳐다보다가 놀란 기색을 감추고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섰다.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1

   가파른 바위 위의 좁은 기도처이지만 눈 들어 바라보니 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사자바위 위로 오르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았다. 거기선 이 쪽이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내 손이 작아 뚜렷이 보진 못하겠지만 저들도 손을 흔들고 있을 것이다.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2

   탱화라도 한 점 있을까 하여 뒤로 돌아가니 아주 컴팩트한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당이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이런 건물 하나 지어 놓고 차 한 잔 우려낸 김에 송이버섯이랑 찢어 놓고

   먼 데 있는 친구 불러 가을 밤 하나쯤 버려도 좋지 않을까?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3

   돌아서 나오려는데 자꾸만 발목을 붙드는 독경소리에 한참이나 서성대다가 보니

   산사의 분위기에 홈빡 빠져 속세로 내려가는 길을 잃어버릴 뻔했다.

   아서라. 민생고 하나도 해결하지 못 하고 고통받는 주제에... 쪼르륵~ ㅠ.ㅠ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4

   바삐 오르느라 인사가 소홀했던 마애석불 앞에서 하강 속도를 늦추고 잠시 호흡을 조정했다.

   밧줄에 매단 광주리에 앉아 나무아미타불 부르고 부르며 한 톨 한 톨 바위를 쪼아내어

   바깥 사람들이 석불을 볼 수 있게 한 스님은 누구였을까? 당번스님들이 하루씩 일을 했을까?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5

   바위 틈에 난 좁은 길을 뚫고 지나 감추어진 비경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연이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바위 사이에 몸을 끼운다.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솟았으나 과한 욕심이려니 하여 접고 그냥 마음에 두기만 했다.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6

   우리 강산 어디라도 꽃 피지 않는 곳이 없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나라라 아니 할 수 없다.

   진달래 피고, 단풍 고운 나라, 눈에 띌까말까한 이질풀 한 무더기, 꽃마리 한 줄기에도 센서가 작동되는

   고감도의 감성을 가진 한민족의 血을 이어받은 우리의 떠날 수 없는 조국(또 오버했네요. ㅋㅋ)




원본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선운사 27

   배는 고프지만 모른 체 할 수 없어 동굴에 들렀다.

   어쩌면 조상 때부터 간직해온 DNA에 의해 본능적으로 발길이 멈춰진 건지도 모른다.

   사람이 되고 싶어 마늘장아찌 한 통으로 석달 열흘 반찬 투정 않고 견뎌야 했던 인내의 동굴

   요즘도 반찬 두어 가지로 식탁을 밀어부치는 비슷한 컨셉이 있긴 하지... ㅋㅋ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나리밭  (0) 2005.10.22
선운사 4/4  (0) 2005.10.22
선운사 2/4  (0) 2005.10.19
선운사 1/4  (0) 2005.10.19
계룡산 아래서 민박을...  (0) 2005.10.14